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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아파트 2부

 at 오후 12:00

장미아파트 101동 000호

첫날 밤이 지나고, 영희의 새로운 삶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먼저 작은 불협화음처럼 시작된 것은 위층에서 들리는 끊임없는 발소리였다. 처음엔 영희는 그 소음을 무시하려 애썼다.

”에이 잠깐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겠지,” 그녀는 자신을 달래며 생각했다.

그러나 밤이 깊어갈수록, 그 발소리는 더욱 빈번하고 공격적으로 변해갔다. 밤새도록 지속되는 무거운 발걸음 소리, 가구를 끄는 듯한 삐걱거림, 묵직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까지. 영희는 밤마다 이 소리들에 시달리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이게 뭐지?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영희는 눈에 띄게 지쳐 보였다. 그녀는 위층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려 했지만, 매번 문턱에서 주저하고 말았다.

일주일이 지나자, 영희의 기쁨과 설렘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불안과 고민이 엿보였다. 밤이면 그녀는 베개를 귀에 누르고, 어떻게든 그 소리를 차단하려 애썼다.

제발, 조용히 해줘…

그녀의 목소리는 절망적이었다.

어느 날 밤, 그녀는 정말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졌다. 그녀는 옷을 걸치고 위층으로 향했다. 문을 두드리는 손은 떨렸고, 마음은 초조했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았고, 영희는 텅 빈 복도에서 홀로 울부짖었다.

왜 나만 이런 거야? 나는 그저 내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